1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그 순간을 돌아본다.
그 순간이 지니는 의미를
깨달음은 언제나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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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면 슬퍼진다.
사진 속의 나는 환하게 웃고 있어서....
이 때의 나는 행복했구나, 착각하게 된다.
2
사랑과 집착은 얼마나 다를까?
사랑과 집착은 얼마나 다른 걸까?
사랑이란 순수한 감정일까?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돌아봐도 이 때의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다만, 두 사람을 소개 시켜주는 그 순간,
이미 후회가 시작됐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5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드는 생각.
그때 솔직했더라면 좋았을걸.
나에게도......다른 사람에게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드는 생각.
그때 우리 중 한 사람이라도 솔직했더라면 좋았을걸.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그때 우리 모두는 어설프게 이기적이었고, 결국 상처를 입혔다.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6
사랑은 여러 가지 이유로 시작된다.
어떤 사랑은 뜻밖이고
어떤 사랑은 오해에서 시작되고,
어떤 사랑은 언제 시작됐는지 모르기도 한다.
사랑은 언제 끝나는 걸까?
어떻게 하면 끝낼 수 있을까?
10
지구상에 65억 인구가 있고, 신이 아무리 전지전능하다지만
그많은 사람의 앞날을 미리 알고 정해놓을 리가 없다.
그런 불필요한 수고를 할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그것은 운명이었다고 믿고 싶어질때가 있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그것은 운명이지 않았을까 변명하고 싶어질때가 있다.
다른 길을 선택할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잊어버린채....
그 순간의. 그 인연의 깊이와 무게가 시간이 지날수록
무거워지고 감당할 수 없을때
누군가 나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을때
내가 그 누군가의 인생을 완전히 틀어놓았다고 밖에 할수 없을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선명해지고 중요해지는 순간을 돌아보며
차라리 그런 만남은 운명이었다고 눈돌리고 싶어진다.
11
사랑은 사람을 아프게 한다.
시작할 때는 두려움과 희망이 뒤엉켜 아프고,
시작한 후에는 그 사람의 마음을 모두 알고 싶어서 부대끼고.
사랑이 끝날 땐 그 끝이 같지 않아서 상처받는다.
사랑 때문에 달콤한 것은 언제일까?
그리하여 사랑은 늘 사람을 아프게 한다.
12
그 날, 그 시간의 일들이 아치 데자뷰처럼 느껴졌던 것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알고 준비를 했기에....
익숙해지도록 상상 속에서 몇 번이나 반복해 아파해 온 장면이기에.....
그런데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날, 그 거리의 나에게는....
13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다.
초등학교 5학년 문집 속에서 본 ‘나의 꿈’은 타인의 꿈처럼 생소하다.
그 글을 쓴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같을까?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다.
지난날의 보잘것없는 일상까지도 기억이란 필터를 거치고 나면 흐뭇해진다.
기억속의 나는 행복해 보인다.
화를 낼 때조차도 행복해 보인다.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여서 지금의 나를 미래의 내가 제대로 알 리 없다.
먼 훗날.... 나는 이때의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16
가끔은 시간이 흐른다는게 위안이 된다. 누군가의 상처가 쉬이 아물기를 바라면서....
또 가끔 우리는 행복이라는 희귀한 순간을 보내며 멈추지 않는 시간을 아쉬워하기도 한다.
어떤 시간은 사람을 바꿔놓는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랑은 시간과 함께 끝나고,
어떤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드러나지 않는다.
언젠가 변해버릴 사랑이라 해도 우리는 또 사랑을 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처럼...
시간이라는 덧없음을 견디게 하는 것은 지난날의 기억들.
지금 이 시간도 지나고 나면 기억이 된다.
산다는 것은 기억을 만들어가는것.
우리는 늘 행복한 기억을 원하지만
시간은 그 바람을 무시하기도 한다.
일상은 고요한 물과도 같이 지루하지만.
작은 파문이라도 일라치면, 우리는 일상을 그리워하며 그 변화에 허덕인다.
행운과 불행은 늘 시간속에 매복하고 있다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려든다.
우리의 삶은 너무도 약하여서 어느날 문득 장난감처럼 망가지기도 한다.
언젠가는 변하고, 언젠가는 끝날지라도,
그리하여 돌아보면 허무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우리는 이 시간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슬퍼하고, 기뻐하고 애닯아하면서...
무엇보다도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고통으로 채워진 시간도 지나고,
죄책감 없이는 돌아볼 수 없는 시간도 지나고,
희귀한 행복의 시간도 지나고...기억되지 않는 수많은 시간을 지나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우리는 가끔 싸우기도 하고, 가끔은 격렬한 미움을 느끼기도 하고,
또 가끔은 지루해하기도 하고, 자주 상대를 불쌍히 여기며 살아간다.
시간이 또 지나 돌아보면 이때의 나는 나른한 졸음에 겨운 듯
염치없이 행복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가 내 시간의 끝이 아니기에 지금의 우리를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